할아버지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러 한국에

최근 어머니가 많이 아프셨다. 투석을 받기 시작한지 20년이 되다 보니 이래저래 다른 문제가 생긴다. 최근에는 투석받는 팔 혈관이 좁아져서 투석을 받기 힘들어져서 전신마취하고 3시간 반가량 수술을 했는데,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아서 많은 걱정이 된다. 아무래도 다시 병원에 가서 검사해보고 수술을 또 받아야 될지 모른다고....


그래서 부모님의 마음도 많이 어둡고, 경제적 사정도 좋지 못해서 남들은 여기저기 놀러가는데 어디라도 한번 가고 싶다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한국에 한번 가기로 했다.
한국에 가족이 다가서 아이들이 부모님께 기쁨도 드리고, 부모님 모시고 가족이 다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부모님하고 어디 놀러간 기억이 거의 없어서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듯. 다만 기쁨을 배로 할려고 부모님께는 사전에 말씀 안드리고 깜짝 이벤트로 그냥 방문하기로 했다.


이렇게 결정하고 나니 할일이 많다. 한국행 왕복 비행기표도 사고, 선물도 사고, 부모님과 같이 놀러갈 제주도 여행건도 준비하고 그리고 아이들 한국말 공부도...
무엇보다도 한국에 도착해서 초인종을 누르고 나서 부모님께 대답할 "할머니 문열어주세요"를 근 100번 이상은 연습한것 같다.











부푼 마음을 안고, 드디어 한국으로 출발. 출발은 뱅쿠버 공항이다보니 일찍 출발했다.
비행기표를 살때 가격을 확인해보니 뱅쿠버 출발 항공편이 미국 출발행보다 1200불은 더 싸서 이를 구입했다. 가는날 비가 왔는데, 마음이 즐겁다보니 비가 눈에 보이지도 않네.
아래 사진은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중 버스안에 한컷.



비행기 출발까지는 아직 한시간 가량 남았다. 비행기에서 밥이 나오지만 그전까지는 시간이 걸리니까 그참에 조금 사먹기로.


타고갈 비행기가 창문밖으로 보인다. 


10시간을 좀 넘은 비행이지만 마음은 가볍고... 거기다 게임도 할 수 있어서 아이들은 엄청 좋아함.



한국에 저녁 6시경에 도착했다. 도착후 공항에서 짐찾고 공항철도를 타고 부모님 집으로 향했다. 짐가방만 3개인데, 이걸 끌고 아이들을 데리고 지하철도 갈아타고 가는데 우리모두 기쁨과 기대감으로 가득차서 전혀 힘들지 않았다.
가는길 공항철도 안에서...


집 근처에 도착하니 대략 8시30분정도... 아마도 부모님 집에 먹을게 없을테니, 근처 분식점에서 김밥하고, 김치찌게를 먹었다. 작은 음식점이었는데 계란말이 김밥이 꽤 맛있었다.


그리고 나서 드디어 부모님 집에 도착. 부모님집 초인종을 누르고 "할머니 문열어주세요"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가니 부모님을 문을 열고 맞아 주셨다.
깜짝 이벤트덕에 부모님은 믿기지 않은 표정반 기쁨반으로 우리를 맞아 주셨다. 우리가족도 너무 기뻐서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껴안고, 절도 하고, 한참 떠들다가 결국 잠을 들었다.
아래는 도착해서 그 다음날 아침에 부모님과 찍은 사진.


그리고 한나는 엘리베이터만 타면 꼭 이렇게 올라가네.

시차가 바뀌어서 잠도 오래 못잤다. 새벽 3시정도 되니 모두 일어났네... 난 아내하고 근처 편의점가서 계란, 우유, 쥬스 사오고 아침해서 새벽부터 부모님과 같이 식사를... ;-)

부모님집이 학교 옆이라, 아침 일찍 학교뒷산으로 등산도....


첫날 화요일은 아이들과 함께 오랜친구도 잠시보고, 수족관으로 향했다. 수족관이 참 잘되어있네... 수족관하고 근처가 이뻐서 사진 좀 찍었다.



몰에 크리스마스 트리도 예쁘게 장식되어 있다. 이참에 앞에서 사진 한장.



코엑스 수족관으로 걸어가는데 사진을 찍고 전송해주는 서비스가 있어서 함 해봤는데 잘나오네.


수족관으로 들어가서 처음 보이는 장식에서 사진 한장.

우리애들 수가 급격히 늘었다.




수족관에서 한두시간 구경한후 일찌감치 집에 돌아와서, 그 다음날 있을 제주도 여행을 준비.
사전에 비행기표하고 숙소는 정해놓았지만 차량이 준비가 안되서 렌트카도 예약해 놓고, 짐도 싸고... 돌아다니면서 볼 일정도 점검....

드디어 수요일 아침. 어머니는 투석 받으러 병원가시고, 난 가족을 데리고 근처 찜질방에 갔다. 아무래도 내가 사는 미국 동네에는  대중 목욕탕이나 찜질방이 마땅히 없어서 한국오면 한번은 가게된다. 그리고 아이들도 이런데 와본적이 없어서 문화 체험한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아이들이 많이 좋아한다. 나도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좋네.






제주행 비행기는 오후 5시50분 비행기 그러다 보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용산 국립 중앙 박물관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왔다. 아이들과 아내에게 한국에 역사도 보여주고 싶었다. 가보니 박물관 규모가 엄청나다. 규모가 너무 크고 요한이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조금만 보고 집에 왔음.






집에 오자마자 짐을 들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철도를 타고 갔는데, 철도는 편하고 빠른데, 너무 많이 걷는다. 어머니가 힘들어 하셔서 많이 미안했다.... 그냥 택시를 탔어야...

비행시간은 1시간 가량. 그렇게 짧은 비행을 마치고 제주도에 도착했다. 나는 제주도 이번이 처음이지만 부모님은 몇번 오셨었다고... 도착해서 렌트카 업체에서 승합차를 빌려서 숙소로 향했다. 사진으로만 숙소를 보았을때는 제법 괜찮아 보이더니 직접 가보니 많이 안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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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춥고, 냄새도 나고, 많이 허름했다. 사진하고는 너무 달라서 모두가 많이 실망. 부모님은 그냥 내일 다시 서울 가시겠다구....

나도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곧바로 이곳 숙소 남은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호텔을 물색했다. 좀 찾아보니 4성급 호텔을 하나 찾았다. 방 2개 예약하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다. 일단 호텔가서 보고 마음에 안들으면 그때 가시라고....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하루밤을 그곳에서 잤다. 그 가운데에도 아이들은 잘 논다.

그래도 아침은 우리가 미국에서 싸간 베이컨, 소세지, 팬케익믹스로 만든 팬케익과 계란으로 아침을 풍성히 먹었다. 부모님도 맛있다고 하셔서 조금 마음이 놓였다.



아침을 먹고, 어머니는 조카 예림이 수능시험 기도 하신다고 숙소에 계시고 우리가족하고 아버지는 성산 일출봉으로 향했다. 제주도 생각보다 많이 크네. 숙소가 제주시에 있었는데 가는데 1시간 좀 더 걸렸다.
처음에 비가 오는것 같더니 막상 도착하니 그곳은 비도 안와고 해도 약간 보이기 시작한다.
일출봉까지 지혜, 한나, 그리고 아내하고올라갔는데... 참 괜찮았다. 경관도 멋있고, 공기도 좋고....
아버지하고 요한이는 그냥 근처 맥도널드에서 간식을 먹으며 쉬기로. 올라가다 보니 공중전화기가 있는데 아이들이 신기해 하네... 그래서 사진 한장씩.




그리고 드디어 정상.


 

파노라마 뷰를 이용해서 찍은 사진. 지혜가 곳곳에 있다. :-)


내려와서는 한라봉 쥬스라는것을 마셨는데... 맛있어서 제주 여행내내 자주 사 먹었다. 그리고 드디어 숙소를 정리하고 호텔로 향했다. 걱정하는 마음가지고 갔는데, 호텔이 좋았다.

방 2개를 예약해서 공간도 여유가 있고, 따뜻하고, 서비스도 좋고 여러모도 마음에 꼭 들었다. 부모님도 많이 좋아하시면서 계속 계시겠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다.

특히 어머니는 수술후 목욕을 할수 없었고, 하더라도 누가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호텔에서 아내가 어머니를 도와서 목욕을 할 수 있어서 좋아하셨다. 그리고, 호텔 아침밥이 은근히 맛있네... 내 생각에는 밖에서 사 먹은것 음식들 보다 호텔 아침밥이 최고 였던것 같음.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머니 체력을 생각해 여유있게 잡아서 제주도 있는동안 이것 저것 구경도하고, 잘 먹고 잘 놀다 왔다. 무엇보다도 같은 한국인데도 제주도는 많이 안 춥다. 날씨가 따뜻해서 돌아다니기도 훨씬 수월했다.
부모님도 이곳에 와서 구경한지 정말 오래되어서 너무 달라졌다고 하신다. 너무 똑같은것을 봤으면 지루했을텐데 그나마 다행이다.
3박 4일 일정으로 일정을 잡기를 잘 했다는 생각도 들고, 제주도 전체를 보지못해서 다음에 한번 또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아래 사진들은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들.












이렇게 부모님하고 같이 비행기타고 어디 놀러가본 기억이 전혀 없다. 예전에 결혼할때 말레이시아 갔던게 전부였는데 그게 벌써 십수년전이니.
그리고 매일 나름 색다른 음식을 먹어서 그런지 어머니가 음식을 잘 드셨다. 어머니 말로는 몸무게가 200그램 늘었다고. 계속 몸무게가 줄어서 몸무게 늘리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일주일 사이 몸무게 늘어서 좋다는 말씀을 들으니 많이 미안하다.
부모님이 아직 체력이 있을때 또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경제적 여건이 허락되는데로 돈도 종종 부쳐드려야 겠다.

제주도 여행외에도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지만..... 무엇보다도 우리가족이 부모님 마음에 기쁨을 드릴수 있어서 참 좋았다. 아이들도 할머니 할아버지 좋다고 계속 가서 안기고, 안아주고 옆에서 같이 자고.... 나도 아버지 어머니하고 밀린 이야기들도 많이하고....

물론 나름 아쉬운부분도 후회스러운 부분도 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그렇게 할머니 할아버지하고 같이 보낸 꿈과 시간도 결국은.... 마침표를 찍어야 될 시간이 왔다. 너무 좋았던걸까.... 시간이 너무 빨리 훌쩍 가버렸다. 집에 돌아올 시간이 되어서 공항으로 부모님과 나왔다. 이 시간은 항상 후회와 아쉬움으로 가득....
어머님의 기도를 받고 마중 인사를 마지막으로 집으로 왔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니 공항안에 한국체험 행사가 있다. 외국인만 가능하다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행사참여... 이러니 한국에 외국인이 많이 놀러 오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와서 다시 한번 느낀거지만 한국에 정말 외국 관광객이 많은것 같다.


그리고 돌아오는 비행기안... 그리고 캐나다에 세워 놓은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아직 마음은 한국이다. 아직도 부모님 얼굴이 어른어른 거린다.
나도 이런데, 아버지 어머니는 더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자주 전화라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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